Filed

파일드라는 팀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현선 처음에는 팀 이름이 아니었고, 『Filed: the book of filed images』라는 책 이름이었어요. 원래 사진 찍는 네 명의 친구들이 만든 각각의 책을 묶어 느슨한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시작한 책 이름이었는데 활동하면서 팀 이름으로 쓰게 되었어요.

그게 언제예요?

현선 2017년 겨울이에요.

책을 만들게 된 계기를 알고 싶어요.

현선 원래 책을 같이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각자 한두 명씩 따로 참여하려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같이 참가하게 됐고, 아예 한 권의 책을 같이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책 형식을 정하다가 이름이랑 디자인, 콘셉트까지 정해졌고, 첫 번째 책을 만들게 된 거죠.

파일드의 다섯 멤버는 어떻게 만났나요?

현선 민주만 회화 전공이고 나머지 멤버는 모두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원래 친분이 있었어요. 경희와 다혜, 둘이 책을 만들려고 했었고요.

다혜 맞아요. 민주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던 사이였고, 다른 친구들과는 사진 소모임 HIPS에서 친해진 사이에요. 원래는 경희와 둘이서 여행 사진집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민주와 현선 언니도 함께 사진집을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평소 여행을 자주 다니던 소정이까지 다섯 명이서 여행 사진집 한 권을 만들면 재밌겠다며 시작했어요.

현선 민주에게는 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작업을 보고 좋아서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었어요.

소정 나중에 같이 기회가 되면 작업하면 좋겠다는 대화 정도를 나눴는데, 1~2년 뒤에 책을 기획하게 되면서 당시의 대화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다시 연락하게 됐고, 결국 같이 작업하게 됐죠.

현선은 현재 파일드에서 디자이너로 있는데, 사진 소모임 시절에는 무얼 했나요?

현선 저도 사진을 찍었어요. 결국엔 거의 안 찍게 됐지만요. 사진은 제 길이 아니었어요(웃음). 하지만 사진 소모임에서의 활동이 파일드 결성의 가장 큰 시발점이었어요. 경희 인스타그램 아이디 Hipsgang은 소모임 이름인 ‘HIPS’에서 따왔고요. 다혜와 경희는 각자 한 번씩 소모임 회장을 맡기도 했어요.

민주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네요.

현선 지금 민주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고 동시에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각자의 포지션 및 작업 과정에서의 역할이 궁금해요.

다혜 첫 번째 사진집은 각자가 만든 네 권의 책을 마지막에 하나로 엮는 형태였기 때문에 개념과 작업과정 정도만 공유하고 각자의 책 디자인이나 사진 셀렉, 보정 등은 독자적으로 진행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 타이포잔치나 최근에 진행한 전시 작업 같은 경우에는 규모도 더 커지고 작업량도 많아서 저와 경희, 소정이가 사진 촬영과 보정을 모두 함께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책 이후의 모든 디자인은 현선 언니가 도맡아서 하고 있어요.

보통 디자이너들이 작업 소재를 외부에서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에 비해 파일드는 팀 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소재를 제작할 수 있도록 팀을 꾸렸고, 그 소재로 사진을 선택한 것이 흥미로워요.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가 있나요?

현선 몰랐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디자이너들이 주변에 꽤 많더라고요. 소재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이야기를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신기했어요.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타이포그래피는 중요하게 여겨지고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미지 위주의 작업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원래 사진과 이미지를 좋아하기도 했고, 특히 사진 소모임을 함께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사진을 소재로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사용하여 소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서 콘셉트가 되고, 그에 적합한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인 것 같아요. 디자이너들이 개인 작업으로 책을 만들면 아무래도 주로 텍스트나 그래픽 디자인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 또한 흥미롭지만 제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미지였습니다.

What's the meaning behind the team name 'Filed'?

Hyunsun In the first place, it was the name of our book 『Filed: the book of filed images』 rather than a team title. Four friends, taking photos, gathering photobooks together with loose meaning. We picked that up as our group name afterward.

When did that happen?

Hyunsun It was in winter, 2017.

I wonder, why did you guys decide to make a book?

Hyunsun We didn't plan to make a book together in the beginning. One or two of us tried to participate in Unlimited Edition separately, but we happened to be there together. The four of us then had a conversation about making one sole book collectively. While deciding the format of the book, we came up with the name, design, and concept before creating our first collaborative book.

How did five of you in Filed get to know each other?

Hyunsun Minju is the only one who studied painting, and the other four of us majored in visual design. We'd already known each other for a while, and Kyeonghee and Dahye tried to make a book together.

Dahye Yeah, that's right. I've known Minju through Instagram, and I got to know the others through a small photography group called HIPS. Initially, I tried to make a travel photo book with Kyeonghee, then we heard Minju and Hyunsun were making a photobook together. Since Sojeong was also into traveling, we thought it'd be fun to make a book altogether.

Hyunsun There was one time I send a direct message to Minju on Instagram because I liked her work.

Sojeong We had a brief talk about working together in the future, then, one to two years later, I recollected that conversation while organizing a book, contacted them, and we started working together.

Hyunsun, you are now working as a graphic designer for Filed. What did you do when you were in the small photography group?

Hyunsun I used to take photographs too, though I ground to an almost-halt. Photography wasn't my path (laugh). Still, that small photography group was the origin of Filed. Kyeonghee even named her Instagram ID, Hipsgang from the group name 'HIPS.' Dahye and Kyeonghee were also individually the president of the group at some stage.

Unfortunately, Minju couldn't be here today.

Hyunsun For now, Minju is in Australia for a Working Holiday while preparing to study overseas.

What were everyone's distinctive position and role in the work process?

Dahye The first photobook was in the form of tying four separate books together; therefore, we shared the role of curating the overall concept. Each book had its own design, photography selecting, and editing process. For the other projects later on, like Typojanchi or recent exhibitions, Kyeonghee, Sojeong, and I took photos and edited them together due to the massive scale of the workload. In the case of book design, Hyunsun had done all aside from the first.

Most designers work on materials from outside sources. It is fascinating that Filed is a self-sufficient project, with photography as the focus. Was there a reason for this?

Hyunsun I didn't realize it, but many designers have the same opinion. I have been surprised; many people have pointed out our strength is creating the materials ourselves. Typography is considered significant in graphic design and explored in various ways; however, there is less focus on image-oriented works. I initially liked photography and imagery, and particularly my experience in the small photography group naturally led me to photo-based projects. Creating photographic work can be conceptual - more than the simple act of taking a picture. Having the ability to make a relevant image can be an advantage. I appreciate most designers use text or graphic design to organize a book, but photos come across as the most captivating to me.



그럼 사진을 맡은 멤버들은 사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다혜 첫 번째 계기는 소모임이었어요. 대학 입학 직후에 친해지고 싶거나 나와 성향이 비슷해 보이는 친구들이 사진 소모임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별생각 없이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겠다는 마음만으로 소모임에 들어갔죠. 그런데 생각보다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저랑 잘 맞았어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자체는 되게 짧잖아요. 그 짧은 순간에 빠르게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속도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코우너스에서 인턴을 했어요. 코우너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리소그래피 인쇄소인데, 제가 맡은 업무는 주로 인쇄와 사진 작업이었어요. 자체적으로 상품을 만들거나 출판하는 곳이다 보니 웹사이트에 올라갈 목업 이미지가 자주 필요했거든요. 디자인과 사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는데, 사진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과 제가 원하는 것이 디자인보다 사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소정 저는  중학교 때부터 사진 찍는 게 취미였어요. 그리고 대학교 들어갔을 때는 소모임이 되게 크게 느껴졌어요. 그땐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사진 소모임에 들어가겠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 소모임 분위기, 사진 찍는 재미까지 전부 다 마음에 들었어요. 전공이 디자인이니까 다른 것도 많이 하기는 했지만, 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사진이 제일 재밌었고, 가장 맘에 들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졸업 전시도 사진으로 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고요.

경희 저도 앞의 두 친구와 거의 비슷해요. 저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중간에 휴학을 2년 했어요. 그 기간에 디자인 일도 해보고 사진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도 했는데, 양쪽을 다 경험해 보니 클라이언트의 지시에 맞춰 수정이 거듭되는 디자인 과정이 제게 맞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계속 컴퓨터를 보는 환경도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오히려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현장 속에서 계속 움직이고 체력을 많이 쓰는 활동적인 것들이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디자인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사진이 더 잘 맞다고 생각해요.

현선 경희와 소정은 706이라는 스튜디오에서 인턴을 했고, 다혜는 캠스콘 활동도 했었어요.

경희 706 스튜디오는 저의 10년 선배가 하는 사진 스튜디오였어요. 영화와 관련된 배우를 촬영하는 스튜디오였어요.

소정 3년 전에 1년 정도 일했어요. 지금은 잡지가 없어졌지만 중앙일보에 소속된 영화 잡지, 매거진 M의 인하우스 포토 스튜디오였어요. 배우들을 찍었고, 지금은 영화 포스터, 현장 스틸을 많이 찍으시더라고요.

사진으로 일했던 경험을 더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경희 당시에는 어시스턴트로 가볍게 들어간 거라 일했던 스튜디오의 세세한 분야까지 조사해 보고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근데 막상 일해 보니 영화배우를 촬영하는 일이 크게 흥미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한국영화의 주연들은 보통 중년 남성들이 많거든요. 근데 저는 모델이나 가수처럼 젊은 사람을 촬영하는 게 더 흥미로워요. 그래서 전 패션사진을 더 하고 싶어요.

다혜 저는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코우너스에서 인턴을 했어요. 코우너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리소그래피 인쇄소인데, 제가 맡은 업무는 주로 인쇄와 사진 작업이었어요. 자체적으로 상품을 만들거나 출판하는 곳이다 보니 웹사이트에 올라갈 목업 이미지가 자주 필요했거든요. 디자인과 사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는데, 이때 사진 쪽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작업과 제가 원하는 작업이 모두 사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선 리소그래피가 일반 인쇄와 공정이 달라서 사진을 리소그래피로 인쇄하면 또 다른 느낌을 낼 수 있어요. 그런 점에 대해서도 얘기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다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 제가 했던 개인 작업이, 사진보다는 좀 더 그림에 가까운 느낌이 되도록 색상도 과장해서 보정하고 톤 연출도 과하게 했는데, 코우너스 인턴을 하면서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소정이와 팀으로 준비했어요. 그때 제 사진을 리소그래피로 인쇄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나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리소그래피로 사진 인쇄해봤어요. 촬영과 보정, 분판 그리고 인쇄도 직접 했던 첫 경험이었어요.  분판이 잘 된 사진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 잘 나온 사진을 선택하여 잘 스캔하고 보정을 해봐도 실물의 색감이 절대 나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게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파일드가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요?

현선 사람이 많은 것? (웃음) 한 명쯤은 약속 시간에 맞출 수 있거든요.

소정 사람이 많아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단 저희는 사진을 베이스로 작업을 하잖아요? 디자인과는 다르게 사진을 찍을 때는 현장에서 체력이 소모될 일이 많은데, 세네 명이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어쨌든 사진 찍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각자 돌아가면서 셔터를 누르기도 하고, 어시스턴트도 했다가 소품도 사고, 보정도 각자 나눠서 하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이 좋아요. 특히나 이번에 준비한 전시처럼 양이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 우리 스스로 분배해서 할 수 있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현선 다들 시각디자인과 출신이다 보니까 인쇄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서 사진을 도련을 포함한 책 크기에 맞춰서 주는 등 디자인하기 편리하게 파일을 전달해줘요. 사진을 받아서 사용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좋습니다.

경희 파일드는 구성원의 조합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팀을 꾸리면 각자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거나 소수로 모이는데, 사진가 4명과 디자이너 1명이 그룹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구조로 보일 수 있지만, 그런 효율성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만들어졌고, 또 이런 구조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작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정 가장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이 점이 강점으로 크게 작용했어요.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단계와 그 전 준비 단계가 그전에 저희가 해왔던 것들과 많이 달라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현선 저희가 구상한 전시가 옷을 직접 만들어서 촬영해야 했는데 저희가 패션 전공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 수소문도 하고 엄청 고생했어요.

다혜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평소의 작업과정을 두 번 이상 반복해야 했어요. 촬영한 사진으로 의상 패턴을 만들고, 이 패턴으로 의상을 제작해서 다시 촬영한 결과물로 또 무언가를 만들어 전시하려니까 평소보다 작업시간 자체가 두세 배 이상으로 소요되더라고요.

소정 일단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고, 시간과 작업을 분배할 수 있는 인원이 3명은 되어서 망정이지, 만약 디자이너 한 명, 사진 한 명 등 소수가 진행했다면 1년은 더 걸렸을 거예요.

다혜 우리도 구상을 시작한 건 거의 겨울부터였으니까.

현선 처음에는 책만 만들려고 했는데 전시까지 하게 됐어요. 언리미티드 에디션에는 이번 전시 도록으로 참여해요.

다혜 단순한 얘기일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파일드 멤버들이 원래부터 친구였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할 때, 문장 하나만 봐도 서로의 기분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거든요.

현선 예를 들면 우리가 다혜의 수면 패턴을 알고 있다든지(웃음).

작업적인 부분에서 파일드 멤버들 각자의 눈에 띄는 특기나 장점은 무엇인가요?

현선 회의하면 회의 내용을 경희가 꼼꼼하게 잘 정리해요.

다혜 예산 정리 등 장부 쓰는 것도요.

소정 전부 정리해서 파일로 만들고, 이메일도 꼼꼼하게 잘쓰고, 회의록도 다 써주고요. 정리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정리해주는 스타일이에요.

경희 보통 회의할 때 현선이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에요. 물론 저희도 내긴 하는데, 현선이가 항상 하고 싶은 게 많은 친구라 저희에게 작업을 제안하면 회의를 통해 같이 아이디어를 발전을 시키곤 해요.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나머지 포토그래퍼들이 그걸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주로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현선 각자 잘 찍는 사진이 다른 것도 있어요. 좋아하는 것들이 다르기도 하니까. 소정이 같은 경우는 질감을 되게 좋아해요. 텍스쳐나 물성이 느껴지는 것들요. 다혜는 벌레를 찍기도 해요(웃음). 취향이 분명하게 다른 지점들이 있어요.

현선 민주는 전공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마찬가지로 사진 찍는 방식도 좀 다른 것 같아요. 저희는 조명을 설치하고 이런 것들에 있어 익숙한 편이고, 그 친구는 정말 러프하게 길에서 찍거나 줌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민주는 회화 쪽이니까 아무래도 평소에 접하는 작업도 달라서 얘기할 때 되게 많은 도움이 돼요.



파일드의 작업은 색감이나 질감이 인상적인 이미지 위에 타이포를 얻는 등 상당히 독보적인 색깔이 있어요. 본인들만의 작업에 대한 철학이 있나요?

소정 일단 찍는 스타일은 각자 다른데, 좋아하는 취향은 비슷해요. 그래서 사진의 방향성에 대해 상의할 때 아주 어긋나는 의견은 거의 없어요. 작은 부분만 세세하게 맞춰 나가고 큰 갈래는 잘 맞는 편이죠. 구성원 모두 과정이나 의미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항상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맘에 드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현선 그건 정말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시각적으로 흥미로워 보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경희 각자의 사진을 보면 다들 색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보여요. 저희끼리 저희 사진을 보면 누가 촬영한 사진인지 바로 알 수 있어요. 구성원들의 인스타그램 피드 느낌도 다 다르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모두가 색이 두드러지는 사진을 찍다 보니까 남들이 보기엔 저희가 찍은 사진이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전체적으로 다채롭다고 느낄 것 같아요.

여성 멤버로만 구성돼 있는데 어떤 의도나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어떤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현선 처음에는 여성으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고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하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할 때는 같이 작업해야 할 작업자들을 전부 여성으로 하는 게 목표이긴 했어요. 예를 들면 글을 써주시는 분을 구할 때도 성별을 염두에 두고 찾기도 했어요.

경희 의도적으로 여성 창작자만 찾지는 않았고, 자연스럽게 여성으로만 이루어지게 되었어요. 미술대학이나 시각디자인과 자체가 여초 환경이라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여성이었고요. 지금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의도적으로 여성 창작자를 우선으로 찾게 돼요.

시류도 그렇고 최근에는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팀이나 프로젝트가 증가하는 추세예요. 어떻게 생각해요? 또, 생각나는 여성 팀이 있나요?

현선 무조건적인 배척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면 남성 디자이너들이 누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예전보다 많이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에요. ‘지금 유명하다고 하는 디자이너 중에 남성 디자이너가 누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학교 교수님들만 해도 전부 다 남자였는데 ‘다음 세대로 교체된다고 가정하면 교수가 될 수 있는 남성이 누가 있지?' 라는 물음에 적합한 남성 디자이너가 잘 떠오르지 않아요.

경희 대학교에 들어와서 이상하게 느낀 점 중 하나가, 시각디자인과 재학생들의 90% 이상이 여성인데 필드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나 교수님들은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이었어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항상 내재되어 있었는데, 사회적으로 젠더 이슈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그 이상함의 원인을 깨닫게 됐어요. 하지만,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확실히 5~6년 전에 비해서 필드에서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 분들이 전보다 많아진 걸 느껴요.

다혜 대학 저학년 때부터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스튜디오를 내는 미래를 꿈꿨는데, 그 당시 제가 알고 있던 그룹들이 대부분 남성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이런 부분이 의식되고 나니까 나는 나중에 여성들로만 구성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여성 작업자 자체도,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그룹도 굉장히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경희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그룹 중에는 바주카포가 멋있어요. 그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전에, 송곳이 찍은 사진으로 먼저 그들을 알게 됐어요. 여성 디제이 분들만 모여서 찍은 그 사진의 이미지 자체와 사진 속 멤버들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에 바주카포를 제대로 알게 됐어요.

대중에게 파일드는 어떤 팀으로 보이고 싶어요?

다혜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걸 재미있게 그려내는 팀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회사에서 사진 일을 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회사 일을 하다가 파일드 작업을 하면 너무 재미있고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어요.

현선 저도 비슷한 걸 느껴요. 디자인도 파일드 작업은 정말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너무 좋아요.

소정 지금 생각했을 때는 좋은 의미로 충격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보였으면 좋겠어요. 멋있거나 예쁜 작업 보다는 신선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이미지도 신선하거나 충격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산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결국은 실험적인 걸 만드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것 같네요.

경희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처음 책을 선보였을 때는 사람들의 반응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근데 그 이후로 파일드의 활동이나 작업에 대해 다른 창작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게 되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서점에 책과 굿즈를 입고하고, 인터뷰나 토크도 하게 되었고요. 그냥 그룹으로 책을 만들었을 뿐인데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한 번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주목을 받는 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전시를 앞둔 지금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커요. 동시에 걱정도 되고요.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반응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요. 좋은 방향으로 주목을 받으면 좋겠지만, 반대로 혹평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요. 하지만 우선적으로 모두 전시를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사진/ 금시원
번역/ 변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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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드의 인터뷰 전문은 헤비 매거진 지면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What about the other members who did the photography? Was there a reason why you took an image-based approach?

Dahye For me, the starting point was HIPS. That's where I found the people I wanted to get close to, with the same interests as me right after entering college. I didn't think much and joined the group to make the most of my college life. I realized I clicked with photography more than I had expected. It's a fleeting moment when you press the shutter. I loved the fact that I could create an image instantly. In my third year, I took a break to intern at a graphic design studio and risograph printing house, Corners. I mainly did the printing and photography work. They often needed mock-up images for their website because they made and published internal merchandise on their own. That was the period I contemplated pursuing design or photography, and the experience at Corners made me follow photography. I believed what I wanted and what others wanted from me was photography rather than design.

Sojeong I've taken photographs since I was in middle school. HIPS became a large part of my college life. As I remember, I decided to join the photography group without any hesitance. I loved my friends, the atmosphere of the group, and the joy of taking photographs. I'd done many projects in other areas due to my design major, but I liked photography the most. Naturally, I began working in the field outside of college and had my graduation exhibition in photography. I know that I will continue to pursue photography in the future.

Kyeonghee My story is similar to Dahye and Sojeong. Back in college, I took two years off and worked both in design and photo studios, assisting. After those experiences, I felt the design process didn't suit me well - a continuous modification process for the client's needs. Also, it was suffocating to sit down still and continuously look into the computer screen. I'd always preferred to move around and be physically active working as a studio assistant. So I settled with photography, which works better for me even though I tried to do design in the first place.

Hyunsun Kyeonghee and Sojeong interned at a studio called 706, and Dahye was associated with CAMSCON.

Kyeonghee My senior of ten years was running 706 studio. It was related to films; they took portraits of movie actors.

Sojeong I worked there for a year three years ago. It was the in-house photo studio of Magazine M and another film magazine (belonging to Korea Joongang Daily) that is gone now. They used to take portraits of actors, and now they do more movie posters and film stills.

Can you talk more about your experience in photography?

Kyeonghee It was a simple role as an assistant, so I didn't look through all the details of the studio. Ever since I started working, it wasn't much of a delight to shoot movie actors. Most of the main leads were middle-aged males in Korean films, and I personally prefer to take photos of younger people like models or singers. That's why I want to work more on fashion photography.

Dahye I took time off in my third year in college and interned at Corners. It was a graphic design studio and risograph printing house. I mainly did the printing and photography work. They often needed mock-up images for their website because they made and published internal merchandise on their own. That was a period I was considering my path between design and photography, and the experience at Corners made me follow photography. I believed what I wanted and what others wanted from me was photography rather than design.

Hyunsun Risography is different from the normal printing process, so risograph printing can add new ambiance to photographic images. Maybe that's something to add.

Dahye It's still the same, but back then, I used to create personal images that looked more like paintings than photographs, through extravagant editing on image color and tone. While working at Corners, I prepared to partake in Unlimited Edition as a team with Sojeong, and that was the first time I tried risograph printing to give a new vibe to my images. That was my earliest experience of doing the whole process on my own: shooting, editing, managing color separations, and printing. Some of the color separations worked well while the others didn't. Also, no matter how well I scanned and edited the best possible results, the original color would never show up. Still, I believe that's one of the charms of risograph printing.

What's the strong point of Filed?

Hyunsun That we are many? (Laugh) At least one of us can make time for an appointment.

Sojeong We do photography-based works in the first place, which differs from design work. Photoshoots require physical strength, so it's good to share the workload between three or four of us. We have many photographers to speed up the process; we can take turns releasing the shutter, assisting, buying props, and editing separately. I like this strong point. Especially dealing with large exhibitions like the recent one, it was good that we could share the tasks.

Hyunsun Since everyone majored in visual design, all of us have an understanding of printing. Other members share their files to me in a design-convenient form, adjusting the image size to the size of the book, including bleed and everything. It is very efficient for me to receive and use those photographs.

Kyeonghee I believe the combination of Filed members is distinctive. Other teams are usually made up of members in different roles or a smaller number, but I've never seen any other group composed of four photographers and one designer. It may seem unreasonable, but we haven't ever worried about our efficiency, which is why we can operate like this. Our unique structure can create unconventional results.

Sojeong It worked out as a major advantage for us in the most recent project. The process of photo shooting and editing and the preparation was a lot different from what we used to do, so it was a challenge.

Hyunsun We had to make the outfits on our own to shoot, and none of us were fashion graduates. We had to ask around and endured some difficulties.

Dahye The most recent project required us to repeat the typical workflow more than twice. We had to make patterns with the shooting results, create outfits with that pattern, then reshoot, again, create another outcome with the photos taken to then organize an exhibition. This process took more than three times our usual working hours.

Sojeong First, we have many photographers and at least three people to share out the burden. If we were minimal like one designer and one photographer, it would have taken more than a year.

Dahye Yeah, we started planning since last winter.

Hyunsun In the beginning, we only planned a book, but we ended up doing an exhibition. We will participate in Unlimited Edition with the catalog of this exhibition.

Dahye It may sound too simple, but I think the best strong point of Filed is that we already knew each other well, even before we started. For example, it's easy for us to catch each other's moods with a single statement on an online meeting.

Hyunsun And also, we're aware of Dahye's sleeping patterns (laugh).

What are the outstanding specialties of each member, work-wise?

Hyunsun Kyeonghee is good at writing down meeting details.

Dahye And also, arranging books about the accounts, etc.

Sojeong She organizes everything in files, writes meticulous emails and all proceedings. She's good at managing in general.

Kyeonghee When we have meetings, Hyunsun suggests the most ideas. Of course, we also take part, but she's the one who always wants to achieve many things, so she proposes a project, then we set up a meeting to develop the idea further together. It's like, in general, the designer suggests a concept, and other photographers solidify the idea and put it into practice.

Hyunsun Also, each photographer has a distinctive style. They like different things. Sojeong loves the things showing texture or property. Dahye sometimes takes photos of bugs (laugh). Everyone has their different preferences.

Hyunsun Minju studied something else, likes different things, and takes photographs in different ways. We are more used to setting up lighting and gear while Minju prefers to take rough shots on the streets or use lots of zoom. She also does painting and encounters other types of works; therefore, sharing ideas with her really helps.

Filed has incomparable flair, putting typography on top of images with compelling color or texture. Do you have a specific work philosophy?

Sojeong Each of us has a different style of shooting, but we all have similar tastes. Therefore, we rarely have conflicts about the direction of photography. We easily consent together, then adjust the details. All of us appreciate the process and meaning, but we mainly focus on the visual outcome.

Hyunsun That's the most important part. We admire things that are visually appealing.

Kyeonghee You can tell from our photographs that we think highly of colors, and we can instantly tell the taker of every photo right away. Each member's Instagram feed has a unique vibe. Meanwhile, since all our photos are vibrant in color, others might regard them as similar. I suppose people would see them diversely as a whole.

Filed members are all female. Was there an intention or a meaning? What could be the possible influence of that?

Hyunsun At first, we didn't do this intentionally. Close friends gathered together, and it happened to be all females. Preparing the recent exhibition, however, we aimed to assemble a female crew to work together. For instance, we considered the gender while hiring a writer for the project.

Kyeonghee It was not intentional but a natural follow-up. Art school or the visual design department itself was female-dominant; most of my close friends were females. For now, in specific parts, we deliberately prioritize female creators.

Because of the current trend, all-female teams or projects are becoming increasingly common and popular. What do you think about this? Do you know of any other all-female teams?

Hyunsun I believe the absolute exclusion in exaggerated, although I hardly think of any male designers around me. Most of the prominent ones are females. I wonder who any well-known male designer is in the present. Professors back in school were all males, but I cannot name anyone to answer the question, 'who's the next generation male professor?'

Kyeonghee One weird thing I found in college was that males were dominant in the design field as designers and professors, while ninety percent of the visual design students were females. I'd always had a critical mind towards that, and after gender issues started drawing attention in the society, I could recognize the reason behind that oddness. On the other hand, for now, I can certainly see more female designers in the field compared to five or six years ago.

Dahye I dreamed of opening a studio with close friends since my early years in college. Back then, most of the groups were composed of males. After becoming aware of that, I thought of forming an all-female association. In current days, I see many female creators and also all-female groups.

Kyeonghee I can name Bazookapo as an example of all-female groups. I first knew them through photographs by Songgot before getting to know more details about them. I found attraction from the images themselves and the individuals in the group portraits of all-female DJs then got to know better about Bazookapo afterward.

How does Filed want to be presented to the public?

Dahye I hope to be seen as a team showing what they want without fretting about others. At the moment, I work in photography at an office. After a while of office work, getting back on Filed projects makes me feel liberated and relieved with enthusiasm.

Hyunsun I feel similar. In terms of design, likewise, Filed works give me the freedom to do whatever I want. I like that.

Sojeong For now, I want us to be seen as people making shocking images with good intent. We are the ones who prefer fresh, not cool or pretty images, and I want to produce aligning with that. In the end, I want us to appear as makers of experimental pieces.

Kyeonghee When presenting our first book at Unlimited Edition, I didn't expect any reaction from the public. After getting some attention from other creators about Filed's activity and work, however, I've developed different thoughts. We started stocking our books and merchandise at bookstores and doing interviews and talks. It was surprising for me to get public attention only after participating in Unlimited Edition once with a book made as a group. Therefore, I grew expectations for the upcoming exhibition. I anticipate how people will respond to the show while worrying at the same time. I wish we could draw positive attention. I know it's possible to get severe reviews, but first of all, I hope everyone can enjoy our exhibition.

Editor/ Jeein Heo, Xione Qin
Photographer/ Xione Qin
Trancelator/ Sorim B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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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ull text of Filed’s interview is available on the Heavy Magazine print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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